이니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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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95회 작성일 22-04-09 02:09본문
다정한 행위일수록 서둘지 말 것
발걸음, 걸음마다 침묵의 아이들을 데리고
깨끗이 가만히 디디면서
보이지도 않고, 알 수도 없는,
우연처럼 다가설 것
대지(大地)가 하늘에 고백하는 것인 양,
가슴에서 따스한 진흙을 끊어
아련한 소망의 뫼뿌리 그림자를 넘어서
고요한 길을 놓을 것
모든 환희 부드러운 잠에
잠길 때까지...
그러나 산다는 일은 그리도 바빠,
거친 모습으로 달아나는 시간들은
얼마나 여러 번 아름다운 꿈에서
깨어나게 하는지
오늘도 밤하늘에는
꿈꾸는 달의 숨소리 들리고,
창백한 구름 너머
빛나는 별무리는
묵묵(默默)한 공간 속에서
무수한 담화를
오래 오래 발표한다
베풀어진 이적(異跡) 하나 없는,
정적 안에서
댓글목록
유상옥님의 댓글
유상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베풀어진 이적 하나 없는 정적"이라는 큰 깨달음으로
시작을 장식하시는 작가의 심정에서 근엄한 시간의 뜻을
알리고 있습니다. 귀한 작품에 감사드립니다.
잘 감상하였습니다. 이렇게 뵙는 날이 있어 정녕 봄은 아름답습니다.
건필하십시요.
선돌님의 댓글의 댓글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이 계신 포트랜드에도 봄기운이 가득하겠지요
큰 수술 후, 건강은 회복하셨는지 궁금한 마음..
계절은 인간과 달리 거짓을 모르기에
봄, 역시 늘 솔직한 시를 쓰는 거 같습니다
부족한 글인데
머물러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