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의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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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의 범죄
종이비누
민들레는 민들레를 돕지 못하고
장미는 장미를 지키지 못한다
꽃 한 송이 피면
바람은 향기를 털어가고
햇살은 꽃빛을 빨아간다
벌 나비가 뼛골의 진액 같은
꿀을 수시로 퍼내가는 동안
사람들은
가끔 목아지를 똑, 똑 잘라가기도 하고
또 어느때는
목줄을 쥐고 흔들어대며
저들만의 기쁨과 행복을 훔쳐가기도 한다
다 백주에 벌어지는 일이다
싸이렌도 재난 문자도 없이
아무도 모르는 이 없지만
누구도 나서지 않는
참혹한 의도의 민낯
벚꽃잎
분홍 눈송이처럼 날리는 오늘
흰 풍선을 든 어린 소녀
흠칫 꽃 앞에 멈춘다
풍선을 놓칠까
까르르 웃으며 엄마를 돌아볼까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그러게요,
초심은 그게 아니었는데.......
살아간다는 나만의 특권으로
벌이 꿀을 빠는 것은 밤하늘에 떠오르는 샛별처럼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는데
시인님의 글을 감상하며
그 동안 망각하고 살아온,
걸어왔던 너덜길 어느 자락에 기대어
그 길가 가장자리를 맴돌다 갑니다.
좋은 밤 보내시길 바랍니다.
종이비누님의 댓글의 댓글

^^....감사합니다...콩트님..ㅎㅎ
자연은 과연 공정한가
모든것이 다 저절로 자연스러워지나
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ㅎㅎ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