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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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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20회 작성일 22-04-22 08:42

본문



라일락 


              종이비누



눈 안의 검정은

눈밖의 검정과 달라요


자주 같아져서 문제지요


소복 위에

누가 벗어둔 건지 중요하지 않지만

소복하게 뿌리 없는 풀들이 자랐어요


기억에 덮인 따뜻한 이불은 누구 걸까요


혼자일 때

이마에 떨어진 빗방울

온몸에 차가운 박하향으로 퍼지면

혀끝이 자꾸 까매졌어요


깜박거리는 눈꺼풀 사이

빈 화폭에 쏟아지는 검은 점하나

원근을 만들며

화폭을 드나드는 새 한 마리


안과 밖은 아무렇지 않은 듯이

꿈이어도 좋고

아니어도 좋은 듯이


단단히 묶인 색들을 풀어

다시 듣는 처음 노래

가고 싶은 곳은 당신의 오늘


나무의 허리를 빌려

바람이 붓칠 하는 색 위에

발등을 내밀어 봐요


몸 밖으로 삐죽삐죽 어제 잎들이 솟아 나와요


햇빛에 숨에 제눈을 지키는 다정처럼


한철의 발걸음


밤길 오던 누군가

라일락을 건드렸나요 온 동네

창에 가득 그을음이 퍼져요


까맣게 꼼짝할 수가 없네요


4월,

당신과 나눈 인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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