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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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의 향기
폴 차
초자연적인 시인이 지구를 껴안고
세상 온갖 물체와 한 언어로 대화를 나눕니다
* 바위 덩어리 (북악산 말바위 )
미끄러지며 엉덩이 까진 어린 소년을 기억하며
빤히 내려다 보이는
광화문, 시청 앞 광장
덧없이 흘러간 수많은 역사의 사건을 꼼짝없이
지켜본 지루함에 차라리 빨리 가까히 흐르는
강변의 모래사장이 되기를 호소합니다
*시마을 시인
별난 언어로 힘들게 대화하는 시인들
굶어도 시를 먹어야 하는 직성에
창작의 늪에 빠져서도 여유작작
나는 그들이 풍기는 향기에
호수에 떨어진 낙엽
작은 바람타고 오늘도 뱃놀이합니다
* 죽은 틸라피아
동태 눈깔로 당신을 주시할 거야
내 팔려가 난도질당하고
레몬즙 버터와 파슬리와 함께 춤추고
그릴이 끝나면 당신의 입에 키스,
양식장에서 항생제 먹었다 고백한답니다
* 대파의 선언
잘린 뿌리를 심고 드리는 치성에
그녀에게도 시인의 귀를 선사합니다
행복은 당신의 몫
난 당신을 위해 또다시 밑동이 잘리는
고통을 참겠습니다
* 태양과의 대화
용게도 시꺼먼 구름 사이 헤치고
담장에 걸쳐진 태양 조각
흐린 날씨에 꿀꿀해진 나는
태양의 위로의 메세지를 읽고
막걸리 한잔 !
사물과 동시에 인간이 떠드는 소리가
내 귀청을 통과 코 시마을에 도착하는
순간
가니쉬 된 시인들의 향기에
모두 생명을 얻고
너도 나도 나팔꽃을 불어댑니다
댓글목록
유상옥님의 댓글

우리의 세상은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는 의무와 책임이
있습니다. 그 일을 이렇게 귀하고 아름다운 언어로
밝혀주시니, 감사합니다. 부디 일깨워 눈을 뜨는 세상이 되기를
바랍니다.
맛살이님의 댓글

유상옥 시인님
졸필을 좋게 읽어 주셔 감사드립니다
아주 편안하게 닥아오는 시인님의 시,
잘 읽고 있습니다. 건필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