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호통재라 > 창작시의 향기

오호통재라

 폴 차


날 애무하던 봄바람이
갑자기 날 버리고 떠난 이유가 있었네!
잠자고 있던 부음의 소식
우연 아닌 내 발걸음에 깨어났어요

여보세요 마이클의 전화 맞지요?
익숙한 그의 트럼본 소리는 사라지고
검은 장미꽃 한 송이 든 그의 머메이드의
힘없는 목소리가 내 전화에 대답합니다

"며칠 전에 그는 떠나갔어요"

"우리 만나기로 했었는데요"

나는 스카치 병을 찾을래요
투명 유리잔 속 던져진 어름 덩어리
녹아 내리는 사이
내 온몸의 피는 차갑게 응고되고
희미한 창 밖에 흐르는 눈물....

바로 지난 달 그와 나눴던 정권을 깨던 인사
그것이 우리의 마지막 조우였네요

떨어진 낙엽같은 심장을 줏어들고
갑자기 찾을 수 없는 위로의 말씀에
오히려 그녀의 교훈을 듣습니다

"세상은 오늘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