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를 그릴 거예요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詩를 그릴 거예요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9회 작성일 22-05-03 23:11

본문

詩를 그릴 거예요

         하늘시

​원두막은 왜 하필,

동그랗게 맴돌아 별도 달도 볼일 보는 그 음침한 자리에

나의 콩알만 한 ​간을 짓고 살았을까요

생각을 골똘히 한다고요

수박의 머리라고 함부로 두드리면

금지 손가락 뼈마디가 잘 여물었는지 박수치며 터진 울음 빨갛게​ 뱉어 놓을지도 몰라요

검은 줄무늬에 침을 발라놓고 퉁 퉁 부어가는 간덩이가 ​인기척을 삼켰을 때

배 고팠던 시절의 위장이 꼬르 락 꼬르 락 호루라기를 불었어요

윗마을 호철이 놈의 꾀임이 수박 줄처럼 살 살 꼬드겨 감길 즈음부터

천리 길을 훤히 내다보는 보름달이

원두막 머리 꼭대기의 조종사가 되어 헬리곱터를 띄우고 말았어요

빛과 그림자의 확대경으로

겉과 속이 다른 설익은 우정 한 통이 우리의 품안을 집도하던 역사적인 그 날 밤

죄의 삯은 사망의 권세보다 붉게 피는

종아리 꽃 씨알에 새로운 교훈의 싹이 트기 시작했어요

어머니의 회초리가 돌칼에 으깨진 수박의 머리통보다 더 매섭게 종아리를 후려쳤어요 

겨드랑이를 잡아 당기는 벌칙의 귓볼에서 꼬질꼬질한 문장 한줄 매달려 태초의 시 한 소절 읊조렸어요

"개구리 뒷다리나 구워 먹을 걸"

어머니의 눈에 노을이 지는 걸 개구리 울음 주머니는 알아서 볼록거렸을까요

그날 밤

눈독에 겉만 핥아 놓은 수박서리는 사리문에 종아리를 닫고

그림 일기장에 반성문을 걸어 놓았어요

선생님은 일기장을 검사 하시고

참 잘했어요 꽝,

찍힌 종아리의 구도와 표현이 詩적이라며 수박 화채를 웃음에 쪼개어

교실 게시판에 타의 모범 죄명의 이름표를 달아 전시했어요

오랫동안 나는 게시판의 원두막에 매달려 개구리 뒷다리를 찾아 헤맸어요

호철이는 막걸리 심부름의 착한 행실을 그렸다는데 선생님은 어찌하여 검인 도장만 쿵 찍어 주셨을까요

친구들은 나의 종아리에 핀 수박꽃의 실상을 눈치채지 못했어요

시는 나를 그리기 시작했어요

그 다음 날 원두막에 갔을 때

간을 망보던 콩알이 배꼽 안으로 들어갔어요

그 다음 다음 날에는

심심한 달빛이 개울의 미끄럼틀을 타고 강으로 내려 와

조약돌을 주웠어요

물 수제비를 뜨는 피라미들이 수박꽃 주위를 맴돌며 정체성을 노출시키다 갈대 숲으로 숨었어요

일기장이 시를 그렸어요

수박없는 원두막을 초대해 조약돌과 수제비를 넣고 갈대국을 끓여 만찬을 베풀었어요

참 잘했어요가 그 해 여름을 맴 맴 뜨겁게 울었어요

나는 무엇을 잘 했을까요

시를 그릴 거예요

개구리 뒷다리를 구워 먹은 적 있어요 

​죄 많은 세상을 둥글게 읽다 보면 설 익은 수박 한 통 붉게 박수치는 참,

못했어도 

시를 그리며 익어가고 있는 낡은 원두막에

오래 오래 살고 싶어요 

​              

​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88건 1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88
시집을 샀다 댓글+ 4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6 05-30
87
마스크 댓글+ 4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4 06-11
86
후! 후! 로또 댓글+ 2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9 06-03
85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0 06-18
84
하루사리 댓글+ 6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4 06-05
83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9 06-04
82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7 11-21
81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 10-16
80
6월 감정 댓글+ 4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 06-17
79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8 11-20
78
외발 자전거 댓글+ 4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5 06-15
77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4 11-24
76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4 05-26
75
막걸리 캔 댓글+ 8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3 04-10
74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 11-05
73
여백 댓글+ 4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 11-26
72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 10-06
71
아름다운 자살 댓글+ 10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 10-29
70
퇴근길 늦은 댓글+ 4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 03-31
69
낮잠 댓글+ 3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 10-22
68
붉은 엽서 댓글+ 6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 10-26
67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5 05-07
66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5 10-08
65
사랑, 참 댓글+ 4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 10-11
64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 02-26
63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 04-16
62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 05-31
61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 03-26
60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 10-24
59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 04-09
58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 11-27
57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 11-17
56
애기똥풀 댓글+ 2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 10-10
55
생 일 댓글+ 8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 01-24
54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 03-31
53
황혼 댓글+ 6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04-07
52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05-15
51
꼬시다, 꽃 댓글+ 2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 10-21
50
겨울 詩 댓글+ 6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 11-23
49
치과 편지 댓글+ 4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 10-07
48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 04-23
47
천년지기 댓글+ 2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 05-24
46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 01-29
45
詩의 바깥 댓글+ 4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 04-02
44
달빛 축제 댓글+ 2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 11-19
43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 10-21
42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1 03-27
열람중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 05-03
40
미안합니다 댓글+ 6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 10-27
39
月 11 댓글+ 4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8 11-08
38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8 10-04
37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 10-15
36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 02-19
35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6 10-31
34
시네마 천국 댓글+ 6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5 11-07
33
볼만하다 봄 댓글+ 4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5 10-17
32
휴일 댓글+ 2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5 11-28
31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 06-01
30
상대성 이론 댓글+ 2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 10-13
29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 06-08
28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1 11-03
27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1 11-12
26
댓글의 상식 댓글+ 5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1 04-15
25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0 03-29
24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0 06-07
23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0 10-30
22
하늘,詩 댓글+ 4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9 11-22
21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7 05-01
20
5월, 2022년 댓글+ 2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6 05-05
19
4월의 개나리 댓글+ 2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3 04-1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