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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는 목마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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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63회 작성일 22-05-09 09:46

본문

타는 목마름으로* / 백록

 

 

 

부처님 오신 날

마침내 그는 떠나셨다

 

육신은 당신의 필명을 따라 지하로

영혼은 타는 목마름을 적시기 위해 천상으로 오르셨다

오적을 나무라며

죽음의 굿판을 멈추라며

용케도 좌우의 중심을 붙들던 그가

마침내 절필을 선언했던 그가

기어코 떠나셨다

   

시인이 떠난 오늘

아니 시인이길 포기해버린 그가 어쩜 

중용의 神으로 승화했을 오늘

, 그가 지칭한 오적을

임인오적壬寅五賊으로 소환한다

   

이제나저제나 죄와 벌 같은 재벌들과 전쟁터의 똥개 같은 정치인들과 그들에게 꼬리를 치는 고위공무원들은 물론이거니와 

새로이 극과 극으로 치닫는 좌우의 끄나풀들을

 

하여, 무딜 대로 무딘 이 글로나마 능지처참하련다

끝내, 그가 보지 못한

후천개벽의 세상을 위하여

그야말로 이 겨레의 무궁한 꽃

태극의 영원한 꽃봉오리

그 무궁화를 피우기 위하여

 

 


* 김지하의 참여시. 1975년에 발표된 시제 차용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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