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 12월 20일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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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1,653회 작성일 17-12-20 10:22본문
정유년 12월 20일의 일기 / 테울
1.
하늘을 찌르는 모식적模式的 원추화산이다
한라의 정기로 낳은 용마를 임금에게 바쳤다는 전설의
하여, 어승생악御乘生嶽
백록의 또 다른 험악한 얼굴, 늘 삿갓을 쓰고 있다
여름이면 올라오라는 짙푸른 유혹으로
겨울이면 돌아가라는 냉혹한 표정으로
어쩌다 구름 한껏 품은 날엔 이승과 저승의 경계로 시커먼 밑동만 내비치며
하얀 무덤 속으로 제 정체를 슬그머니 감춰버리는
가식적 피라미드 함수다
2.
동지를 앞두고 창밖 위아래를 힐긋거리다 눈에 밟히는 애기동백
그래서일까 오늘만큼은 유독 빨간 날이다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연대표
붉은 낙관 같은
혹, 연말 보너스가 겹친 날이었을까
아니다. 헐벗은 계절 하얀 바탕으로 들통 난 설마의 악마가 엉겁결 썰물에 휩쓸려버린
날, 선택하고자 선택받고자 선택한 오늘이다
사형선고일 택일 같은
이후, 12월의 낡은 달력에서
이 나라 굴곡진 역사에서
영원히 사라지길 바랜
적신호였겠지
여름이면 태평양 기슭으로 얼씬거리던
적조였거나
겨울이면 화산을 통째로 삼켜버릴
적설이거나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하얀 댕기 머리에 이고
하늘을 굽어보는 모식적 화산,
그 한라산 정기 받아 자연을 묘사 하시는 시인님의 모식적 시가
이 아침 생각을 뭉클하게 만듭니다.
늘 애향심에 우러 나오는 고향에 시가 멀리서 바라보는 가슴에
깊은 생각과 감동으로 전해 집니다
늘 건필하시고 평안을 빕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침부터 서늘한 기운을 올린 것 같아 조심스럽습니다
그러나 내심은 환한 날을 희망하는 생각에서 쓴 글임을 헤량하옵시길...
지워지지 않은 달력 탓으로 돌립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맛살이님의 댓글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라산 기슭에 앉아 눈에 든
빨간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마침 눈에 들어온 어승생악과 동백꽃과의 상관관계를 때려맞추느라
아침부터 끙끙거려봣습니다
제글이 늘 일기 같은 것이라 부족한 감이 참 많지요
그럼에도 읽어주시는 시마을 문우님들이 계셔서 항상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최현덕님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평소 한라에 반도 끝 정기를 내심하고 삽니다만
김시인님의 한라의 애창가는 실로 육지에 붙어 사는 이들에게
희망이요 불꽃입니다.
한라봉에 불꽃이 활활 타오르느듯,
살아 숨쉬는 시향에 절로 가슴이 탁 트입니다.
좋은 글, 잘 묻히고 갑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리나라가 대륙에 붙은 반도이지만
현실이 어디 육지입니까?
섬만도 못한 현실에서 빨리 벗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이도저도 아니라면
수도를 제주도로 옮기던지, ㅎㅎ
농담 같지만 접근성은 어디보다 빠르거든요
감사합니다
셀레김정선님의 댓글
셀레김정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라산의 정기를 받으셔서 이렇게 글에 힘이 넘치는것이 아닐까
내심 부럽기 짝이 없네요ㅎㅎ
언제나 건필하시는 모습도 보기 좋구요
감사한 마음으로 머물렀습니다 테울시인님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부러울 것 없는 그냥 일기일 뿐입니다
오늘의 날씨와 같은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날 지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