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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시인의 첫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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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소녀시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90회 작성일 22-06-0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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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시인의 첫 경험


1.
충정로 라이브 카페에서
주희를 처음 보았을 때
그녀의 첫인상에 내 심장은 멈추었다
해왕성 뒤뜰에서 건너온
순결하고 견고한 눈빛
만지면 금시라도 툭 터질 것 같은
밀실의 비밀과 천상에 서 있는 느낌의
푸른빛의 고혹스러운 얼굴 표정
취기가 반쯤 오르자
우리는 어색한 스무 살의 분위기를
초월하려고 근처 등자 빛 동백 여관으로
내달리고 말았다
예상했던 대로 주희는 숫처녀였다
안드로메다 금단의 성을 조금씩 점령할 때마다
그녀는 날카롭게 까슬까슬한 금속성의 비명을
질러댔다
지하철 막차 시간을 지키기 위하여
우리는 더욱 속도를 내어 끝내야 했다
마지막 클라이맥스에서
차라리 그녀의 표정은 체념한 듯
고요했다


2.
동백 여관을 나서자 지하철 막차가
잰 걸음으로 달려왔다
구상 나뭇가지 사이를 떠돌던 
무중력의 별똥별 무리가
우리의 첫 경험을 축하하며 하나둘 툭
떨어지기 시작했다


3.
문득 그때 나는 보았다
어떤 시인의 짧고 빛 바랜 소실점 위에 선
그녀의 거무튀튀한 첫 주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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