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도서관에서
작은 커뮤니티 도서관에서
일부러 창가에 앉는다. 내 맞은 편 카우치에
뚱뚱한 금발여자가 앉아 졸고 있다.
내 유년 어느 하루는
이렇게 고립이 연보랏빛 꽃으로 피올랐던 적이 있다. 졸졸 흘러가던
개울물. 진돗개와 혹부리 아저씨가 살던 작은
집은 나팔꽃 사태에 파묻혀 질식했었다.
나팔꽃은
발그스레한 홍차 안에서
흔들리고 있다.
햇빛이 쏟아져 투명한 유리창이
달구어진다.
유리창 안에서 새하얀 날개가 퍼덕이며
날아가 버리는 소리 들려온다.
나는 바다가 그리워지면서
그 청록빛 바다 속에서
조용히 표류하고 있을
익사체처럼 외로울 내가 그리워진다.
댓글목록
grail200님의 댓글

코렐리 시인님,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