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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나고 싶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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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6회 작성일 22-06-16 04:42

본문

바람이 나고 싶을 때

 폴 차


창밖에 보이는 모든 나무들이
오후 한 때 부는 바람에
제 심성대로 몸을 흔들며
무료를 지우고 있다

내 사각의 손 카메라에 담긴 저들
각기 다른 의상으로 제멋을 내고 있다

아마도 제자리를 지켜야 하는
태생의 슬픔에 더욱 커 보이는
저 애절한 몸부림

가장 앞에선 침엽수 입사귀도
없는 주제에 작은 위로의 율동을
모두에게 전하네

갑자기 바람의 지휘자가 되고픈 나
창문을 열자
바람의 애무에 나는 사라지고

풍선이 되어 멀리 날아갈까?
꽃가루 되어 님을 찾아갈까?
댄서가 되어 춤추며 세상을 즐길까?

진정 바람이 나고 싶은 나는
무색무취가 되어 고민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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