觀自在 素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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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63회 작성일 22-06-21 09:50본문
관자재 소묘(觀自在 素描)
관자재보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行)하심에
오온(五蘊)이 모두 공(空)한 것을 비추어 보고
일체의 고액(苦厄)을 여의셨다네
아바로기데슈바라
당신은 관세음의 신음소리입니다
몸 아픈 여인이 힘겨운 돈벌이를 하는 시각에 그 옆에 누워
쌔근 잠든 아가의 얼굴입니다
어린 사미(沙彌)가 제 어미 그리워 눈물 적신 배겟머리에
살포시 내려앉은 달빛입니다
피흘린 십자가 아래 흐느끼는 성모 마리아의 눈물입니다
도살장에서 다가올 죽음을 바라보는
착한 소의 슬픈 눈망울입니다
그리하여,
당신은 이따금 빛바랜 탱화(幀畵) 속의 어렴풋한 미소로
혹은,
침묵하며 제 몸 사르는 향화(香火)의 파릇한 내음으로
삼매(三昧)의 옷자락을 드리우기도 합니다
아바로기데슈바라
당신은 공(空)한 동그라미입니다
목이 타는 나그네가 갈증 달래는 숲 우거진
풍경 속의 우물입니다
내가 갈 수 없는 머나 먼 내일에서 불어 온 만다라(曼陀羅)의 희열입니다
목어(木魚)를 두드리다 잠깐 잠이 든 상좌(上佐)의 고운 얼굴입니다
잡초 우거진 이름모를 어느 무덤가에 홀연히 피어 오른 초롱꽃입니다
아바로기데슈바라
당신은 오래된 친구가 건네는 한 잔의 술입니다
정화수 앞에서 밤을 지새는 어머니의 영원한 기도입니다
그리하여,
당신은 이따금 새벽에 들리는 찬송가의 소리로
혹은,
지하도에 업드려 구걸하는 늙은 거지의 투박한 손으로
삼매(三昧)의 옷자락을 드리우기도 합니다
아바로기데슈바라
저어기 맑은 햇빛 아래
아가가 방긋 웃습니다
이제,
당신이 인간의 아름다운 어머니로
나투실 시간이 되었나 봅니다
- 희선,
의해 후일 법화경(法華經)의 한역에서 관세음으로 옮겨짐
* 나투다 : (모습을)드러내다
南無觀世音菩薩唱誦..... 黃慧音 Imee Ooi
댓글목록
grail200님의 댓글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너무나 황홀하고 찬란하며 아름다운 시입니다
기쁘게 읽고 감상하며 가르침을 받습니다
[아바로기데슈바라]를 읊습니다
마음 속에 한 명의 스승으로 삼고 싶은 분입니다
시마을에서 뵙게 돼 영광입니다
저는 제 자신을 투영하는 시쓰기에서 벗어났습니다
외부로부터 자극을 받은 현실을 쓰는 단계에 올랐습니다
많은 정보를 전달해주는 시인님 고맙습니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세요
시마을을 사랑하는 마음은
시인님이 으뜸입니다
..
선돌님의 댓글의 댓글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과분한 감평..
격려의 의미로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