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부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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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247회 작성일 22-06-24 09:59본문
시간의 부장품
똬리를 튼 여름 낫, 가을은 뱉을 수 없는 여름 낫 물며 깊숙이 가라앉는 봉돌, 여름은 그 가을 한 입 베어 물며 보았다 아름다운 죽음은 무엇인가를 두고 여름은 문간처럼 가을을 잊지 못했다 효자손의 누런 은행잎을, 바닥에 나뒹구는 창문의 은행알들 하지만 여름은 꽃을 피워야 할 시간, 가을이 닫은 단추를 하나씩 풀면 누런 은행잎은 깨문 잇자국처럼 가라앉고 은행알들은 웅숭깊은 물총새의 울음, 꽉 낀 다로기를 바짝 묶어 부러뜨리지 않으려는 일교차를 줄이고 있었다 겨울이 다가오기 전 늘 피어오르는 향은 가을의 안쪽에서 마치 수많은 아이들이 곧 뛰쳐들어갈 듯한 노을로 번졌고 누구도 알아먹을 수 없는 무지개체 언어로 여름을 먹고 있었다 말하자면 가을은 굴절된 여름의 물거울이었다 “어싶 고가 에다바 그 다바 는지번 럼처징” 이제는 안녕, 가을 햇볕이 따스한 오후, 끝없이 흐르는 구름과 이미 다 늙은 노인이 효자손을 들고 그 구름을 휘젓고 있었다 바다를 쓸어 놓은 회 한 접시와 입가심으로 먹는 겨울 초입의 홍시를 꿈꾸며 문간에 놓인 무덤을 바라보고 있었다 내일이면 다시는 못 일어나야지 정말 떠나야지 노구거리처럼 타오르는 여름, 찢겨나간 그 여름을 주머니에 넣었다 똬리 튼 여름과 한 입 문 가을과 쫄깃쫄깃 먹빛 두른 허리와 땅거죽 서릿발 띄운 시간의 부장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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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간 체위를 다루는 놀림 기능이 원활했습니다
순간 기능이 태양 역량과 침탈성에서 놀림 기능을 앗겼습니다
순수해서 자연의 섭정이 가능해져야 한다는 명제에서 이탈됐습니다
영적 시간 여행의 물꼬가 나지막한 기억 힘 따라 이루어졌습니다
순간의 무덤이 형용되는 힘에서 형상체로 불완전 이행되었습니다
순교적 역량에 영적 신성 기능 이입이 섭정 상태에 고착되어 있습니다
콩트님의 댓글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비가 눈두덩이로 주르륵 내리는 아침입니다
삶에 지친 아픈 발목들이 아침 시간을 질질 끌며
소나기처럼 밀려옵니다
오늘 같은 날이면 저도
징처럼 번지는 그 바다로 떠나고 싶습니다
그 물녘의 행간으로 빗물처럼 한없이 잠기고 싶습니다
저는 아직 이 비릿한 여름 해안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높은 가을의 천공 속으로 흘러갈수 있을까요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grail200님의 댓글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崇烏님의 댓글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합니다. tang 시인님....
오늘 무척 더운 하루였습니다. 주신 말씀 잘 읽었습니다.
崇烏님의 댓글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징^~ㅎ 단어만 생각해도 온 몸이 떨립니다.
조만간 포항에 회 한 접시 먹어로 가야할 듯합니다.
시원한 소맥 한잔이면 온 몸이 다 녹지요..
가끔은 맥주도 한 잔 드시고 쉬어가며 보내시길요.
쇼생크 탈출인가요. 맥주 병 따는 소리가 맴맴 울립니다.
오늘도 더운 날씨 이리 머물러 주셔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콩트 시인님 더위 조심하시고요.
崇烏님의 댓글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grail200시인님 머물러 주시옵고
이리 댓글도 남겨주셧네요.
시는 속임없는 사실, 마음이지요.
곱게 읽어 주셔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밤이 깊습니다. 이제는 자야 할 시간~~~^
시에 대한 열정 대단합니다. grail200 시인님
늦은밤 좋은 시간 보내시고요..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