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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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237회 작성일 22-06-26 07:05본문
콜롬보
늘 아침이었다 어제 벗어놓은 양말이 빨랫줄에 널려 있는, 뉴스가 없는 일상이었다 늘 저녁이었다 바닥을 닦은 밀대가 이미 닫은 카페의 벽에 기대어 있다 또 아침을 맞았다 카페에 가고 있었다 침묵의 문은 때로는 모르는 사람의 손잡이었다 경계는 풀려 있었고 생은 희망이 없었다 한 손은 비를 들고 한 손은 모르는 사람에게 웃옷을 내주었다 낮 뜨거운 아침은 속옷을 벗고 주문을 보냈다 행주를 쥐어짜며 탁자는 닦은 손을 보지 않았다 의자 옆은 화분이 깨져 있었다 맨발은 무심코 밟다가 피를 보았다 한 손은 그 피를 닦으며 화분 조각을 주어 담았다 어쩌면 우리는 조각처럼 퍼즐 하는 하루의 쓰레받기였다 그리고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신문, 그 속의 절망감과 고독 그리고 꿈이 난무하는 순간 피어오르는 커피 향기에 현기증만 돈다 그러는 순간 어둠이었다 또 이른 시간 누가 문을 열고 있다 검은 마스크였다 모르는 길을 나서듯 가방은 불빛을 잃는다 명품은 이별도 오래라는 것을 찻잔을 보고 알았다 그것은 콜롬보, 콜롬보의 부재와 콜롬보의 인식, 그리고 콜롬보의 계획과 콜롬보의 희망 한 줄기, 콜롬보의 폭우, 콜롬보의 가뭄, 콜롬보의 다 타 버린 한 줌의 재, 콜롬보의 폭발과 콜롬보의 크림치즈였다 꼬마김밥과 단무지를 담은 한 때의 허기를 본다 검은 마스크의 뜨거운 눈빛을 보면 몰락하고 그 변명은 하찮은 침묵이었다 빠르게 늙는 다리가 어느새 굵어만 가고 입술을 닦은 냅킨 한 장이 놓인다 검은 마스크는 드립 커피 한 잔을 마셨다 구부렸던 다리를 편다 잃었던 시간을 던지며 다시 일어선다 모르는 손잡이를 잡고 다시 문을 열었다 햇살에 눈이 부셨다 찬란한 영광이었고 미치도록 그리운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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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장자리에 선다는 획일성에서의 이탈에 안점이 있습니다
언저리에서 수용해야 하는 거멈 숫기가 당연함에 생의 변주를 했습니다
無의 질곡에 해탈의 입성으로 영적 영향력을 말했습니다
김재숙님의 댓글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일요일 아침 나도 어딘가로 나가는 손잡이를 잡아야 할 것 같은 순간입니다
비오는 이 계절에 빈 우산을 들고 사람 업는 거릴 꼭 한번은 돌아 보야야 할 것 같은 그리움~~
좋은시 아침을 깨우는 커피향의 시 잘 감상했습니다
좋은 휴일 되세요 시인님~~~^^
콩트님의 댓글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집사람이 시장 가는데
짐꾼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오늘은 머슴 살이 좀 할 것 같습니다만, ㅎ
좋은 시 잘 감상했습니다.
휴일 잘 보내시고요,^^
崇烏님의 댓글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도 꽤 더운 날씨였습니다.
휴일 잘 보내셨나 모르겟습니다.
아무튼, 귀한 발걸음 감사합니다.
tang 시인님^~~
崇烏님의 댓글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어제 일기였습니다. 김재숙 시인님^^~
-영업때문에 40대 후반 여성분 만났습니다. 카페서 보자고 해서,
이것저것 얘기나누다가 나갈 때 그분 가방을 보니까 좋아보여서
-한마디 했습죠. 가방이 넘 좋아요? 그 분 하시는 말씀 "좋은 건 알아가지고"....
-브랜드가 뭔가요? 했더니, 왜냐하면 영업으로 먹고사는 사람이라
의례,가끔 귀한 선물이 필요할 때도 종종 있었어.
-콜롬보라 하더군요. 인터넷 찾아보니까 콜롬보 아아! 정말 비싸데요.
-이렇게 읽어 주신것만도 감사합니다.
김재숙 시인님^^~~ 남은시간도 잘 보내시고요.
崇烏님의 댓글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장 잘보셧는지요. 콩트 시인님~~
근심 걱정 잠시 비우는 것도 시인듯
망가진 하루가 망가지지 않게 위해
꿈틀거리는 하룻살이 같다는 생각도
ㅎㅎ
늘 감사합니다. 콩트 시인님 건강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