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탕을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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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7건 조회 262회 작성일 22-07-09 17:13본문
추억탕을 먹고
문을 밀며 나왔다 햇볕이 아찔해서 쓰러질 뻔한 오후, 뼈 으깬 추어탕이 먹고 싶었다 청도역 근처, 전에도 한 번 와본 추어탕 집, 길가 즐비한 차들로 더는 비집고 주차할 곳 없어 다시 한 바퀴 돌다가 길 건너 햇볕 짱짱 닿는 곳 주차한다 오늘은 장날도 아닌데 왜 이리 차가 많을까 하며 중얼거린다 길 건너며 이 더위에도 할머니께서 벽 기대앉아 난전을 펼쳐놓고 지나는 고객을 잡고 있었다 7,80년 대 풍 허름한 지붕 아래 유리문을 밀고 들어와 자리 앉기 전, 벽 기대앉아 눈인사 주시는 할머니도 있어, 함께 눈인사를 했다 그만 고개 돌려 TV만 보신다 의자를 당겨 앉아 있으니 메뉴판 들고 온 주인장과 눈을 마주쳤다 너무 또렷하게 바라보기에 갑자기 시선을 꺾을 뻔했으나 꺾을 힘조차 없어 거저 추어탕 한 그릇 달라고 했다 금시 한 상 차려지고 더위를 식혔다 안 주인은 뜨거운 열기에도 고려추를 삶고 있고 이제 손님이 다 빠졌는지 아저씨도 앉아 쉬는 시간, 저녁이라고는 좀 이르긴 해도 얼추 이 정도면 진수성찬이었다 김치와 물김치를 반주로 한 추어탕 한 그릇, 공통점은 역시 고려추다 역사에 그 어느 시기를 들여다보아도 이것 없이 우리는 못살았다 생은 물론, 물에 담가 먹고 절여 먹고 푹 삶기도 하고 바짝 말려서 허기를 달랬던 우리의 먹거리였다 이제 흰 뼈를 곧추 세워 문 밀며 나가는데 아! 그래도 아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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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예전 시엠송이 떠오릅니다.
칸초(산초)뿐이야~~~^^
시를 감상하는데
갑자기 저도 추어탕이 급 땡긴다는......ㅎ
근데 저는 아직도 산초와 초피(제피)를
구분을 잘 못합니다. ㅠ
좋은 시, 잘 감상했습니다.
시원한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김재숙님의 댓글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은 청도에서 아찔한 오후를 보내셨군요
혀 끝을 아리게 하는 그 맛이 도는 오늘의 시 잘 감상했습니다
감사합니다 편안한 저녁 되세요 시인님~~~^^
崇烏님의 댓글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산초와 제피, ㅎ 그러네요.
저도 잘 알지도 못하고
제피가루 뿌려가며
한 그릇 먹었습니다.
늘 이렇습니다.
시의 뼈를 먹어야 하는데
보면, 시의 이파리만 먹고 나오는 일도 허다해서요.
감사합니다. 콩트 시인님^^
요즘 웬일이니 싶습니다. 아침저녁, 좀 선선한
기분이 들어서요. 건강하시구요
콩트님의 댓글의 댓글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곳은 아직 무더위가
땡초처럼 화끈거립니다.
계신 곳이 선선하시다니
부럽기도 합니다. ㅎ
이 밤,
화끈한 시 한 수 낚으시길
바랍니다.
좋은 꿈, 꾸시길요.^^
崇烏님의 댓글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에궁,~~김재숙누님 오셨습니다.
운전이 꽤 힘이 들어 어디 멀리
가지를 못합니다. 매번 일때문에
출장이 잦아 그래도 저녁에 잠시
앉아 호작질 하는 맛도 있긴 하지만,
가장 좋은 건 이리 앉아
멍때리는 거겠죠.
누님^^~~
오늘 주신 읽었습니다. 어려워용^^~~
책만큼 또 뜨거운게 있게나
싶기도 하면서 읽었습니다.
동피랑님의 댓글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추억 안에 추어가 있군요.
여름 보양식으로 제격이지요.
여기선 미꾸라지 아니어도 생선뼈를 추려서 추어탕을 만들어 먹는 일이 많습니다.
아무렴 어떻습니까?
몸에 좋은 추어탕은 이렇게 시로 승화해도 마음을 정화시키는 걸요.
덕분에 즐겁게 감상했습니다.^^
콩트님의 댓글의 댓글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부산역에 가면
고등어를 푹 삶아서 뼈를 추린 후
추어탕을 끓여 파는 식당이 있습니다.
요즘도 장사를 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추억의 식당이자 타임머신인거죠. ㅎ
어릴적 어머니께서도 가끔 끓여주셨구요.
추억의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