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튈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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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316회 작성일 22-07-12 16:46본문
물이 튈 게다
여기 산 중턱은 물목이 세나 된다 모두 발채처럼 굿 꾸리며 한 집안을 위하는 것처럼 뭉친다 두 집은 터줏대감이고 한 집은 웅숭깊다 이중 터줏대감 하나가 몇 년 전 뿌리 등걸째 뽑아 나갔다 나가미 바지저고리께 마냥 둘치로 물려주고 나갔다 근데 이 둘치 또한 몇 달 전 송두리째 나자빠졌다 극터듬다 보면 근근한 아픔이 있다 떼 살이도 이것만 한 일도 없는 두 집 또한 고전을 면치 못한다 그러니까 내립떠보는 일 없이 빳빳한 죽음에 이른다 한 집이 비었으니 더욱 그럴 만도 하겠다 한 며칠 새물내가 나더니 여들없는 짱에 조쌀한 노인과 마주하여 한 집을 메꾸었다 눈비음 하나 없는 대주께서 약지를 걸고 바닥을 닦았다 얼굴도 여러 번 갈아치울, 때 아닌 물고기다 요즘 성행한다는 무슨 사다리였다 안면 천 조각에 잘 될 일 없을 것 같기도 하지만, 어쩌면 이 기회가 더욱 좋아 물 만난 물고기처럼 나아갈지 모를 일이다 어쩌면 그 물이 튀어 어데 낯짝 한 번 씻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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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grail200님의 댓글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잘 읽고 감상했습니다
시마을에서 미등단 시인 중에 최고입니다
다들 칭찬이 자자합니다, 고맙습니다
崇烏님의 댓글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거저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grail200시인님,.
너무 과찬이기도 하고요...
밤이 깊어갑니다. 내일 출근도
해야해서 일찍 퇴청할까 합니다.
고맙습니다. 시인님
좋은 시간 보내시고요
김재숙님의 댓글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물목. 둘치.조쌀한. 내립떠보는 등 단어 자체의 말소리가 넘 재밌습니다
빙긋 빙긋 웃으며 잘 있고 갑니다
굿모닝한 아침 되시구요 시인님~~^^
崇烏님의 댓글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누님이라 불러도 되지요...누나가 더 좋으려나 ㅎ^^
아침 인사 주시어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잘 보내시길요. 아침 기온이 평소보다 좀 낫다 싶네요.
崇烏님의 댓글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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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풀이
물목=물이 흘러들어고 나가는 어귀 / 발채=짐을 싣기 위하여 지게에 얹는 소쿠리 모양의 물건 / 굿꾸리다=광이 무너지지 않도록 장벽과 천장에 기둥을 세우다 굿꾸리며는 굿꾸리다의 활용형 / 뭉친다=뭉치다의 활용형, 한 덩이가 되다 / 웅숭깊다=생각이 깊다 / 바지저고리=촌사람 비유, 뭘 잘못르는 사람 / 둘치=생리적으로 새끼를 치지 못하는 어떤 존재 / 극터듬다=간신히 붙잡고 기어오르다 / 내립떠보다=눈길을 아래로 떠보고 노려보다 / 새물내=빨래하여 이제 막 입은 옷에서 나는 냄새 / 여들없는=행동이 멋없고 뭐 그런 / 조쌀한=늙었어도 얼굴이 깨끗하고 맵시 있다 /눈비음=남의 눈에 들기 위하여 겉으로만 꾸미는 일
여기 산 중턱은 가게가 셋이나 있다. 모두 한 문중을 위하는 것처럼 서로 일한다. 두 집은 오래된 집이고 한 집은 뒤늦게 들어왔지만 생각이 깊다. 이중 먼저 들어왔던 가게 중 하나가 몇 년 전 끝내 나갔다. 다음 이을 분에게 가게를 넘겼지만, 이어받은 그 사람도 끝내 다음 분께 승계하지는 못하고 나갔다. 간신히 더듬어 들여다보면 근근한 아픔이 있다. 세 사는 것도 나머지 두 집 또한 고전이었다. 그러니까 노려볼 일 없이 마 죽음이다. 한 집이 비었으니 더 그렇다. 한 며칠, 문중 총무가 와서 결국 어떻게 하여 그 빈 집에 세를 들였다. 그 어른이 직접 단장까지 하는 것을 보았다. 나중에 물으니 화장품 네트워크 그러니까 다단계 뭐가 들어온다하였더라 이 시국 천 조각(마스크)에 잘 될 일 있을까 그러나 이 기회가 더욱 좋아서 덩달아 장사가 좀 되었으면 좋겠다.
김재숙님의 댓글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푸하하하~~~ 넘 웃겨서 아침 부터 끼득끼득 데구르르 ~~~ 웃습니다
넘 감사해요 가려운 부분을 어쩜그렇게 잘 긁어 주시는지 하마터면 동생아~~ 라고 달려가 안아줄뻔 했습니다~~^^
누나라 불러 주세요 늙기 싥어요
아무렇게나 다 좋아요 ~~~
정말 기분 좋은 하루 보내세요 시인님~~~^^
콩트님의 댓글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출근해서
여즉까지 뛰어다니다
이제야 커피 한 잔 마십니다.
좋은 시, 잘 감상했구요
사실 제가 내공이 많이 부족하다보니
시의 내용을 정확히 읽어내지 못했는데
친절하시게도 시풀이까지 올려주시니
각골난망입니다. ㅎ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건강하십시오!
崇烏님의 댓글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하이고 아입니다요...콩트 시인님^^~
별말씀을 다하셨습니다.
저도 오후, 몇 군데 배달 다녀온 길입니다요..
구름만 꽉 끼었다가 간간히 내리는 비는
있었습니다만 해갈은 역부족인듯합니다.
죽죽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시원한 소맥 한 잔 하구로요....
좋은 시간 되시고요. 월척 하나 낚으시길
소망합니다. 콩트 시인님
건강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