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세상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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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진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304회 작성일 22-07-14 13:35본문
저세상 맛
집에만 있다가 오랜만에 거리로 나왔더니
모든 게 낯설다
홀로 바닥에 떨어진 포도알이
가지에 주렁주렁 달린 포도송이를 올려다보는
심정이랄까
딱히 갈 데도 없는데 배가 너무 고프다
편의점에서 라면이나 도시락으로 때우기는 싫다
그렇다고 소문난 맛집은 더더욱 싫어
인적이 적당해 보이는 식당으로 들어간다
간절한 바람과 다르게 식당 안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나는 쭈뼛 서 있다가 종업원이 이끄는 데로
일면식 없는 연인과 같은 테이블에 합석한다
쉼 없이 연인들이 주고받는 살가운 말들을 외면하며
코팅으로 박제된 유명 인사들의 사인과
벽에 빼곡히 적힌 훈장 같은 문구들을 흩어본다
‘이 세상 음식이 아님’
얼마나 맛있으면 저렇게까지 표현했을까
음식을 먹는 연인들의 그칠 줄 모르는 감탄사에
군침이 돌고 허기진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
드디어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한번 맛보고는 바로 알겠다
곁에 너 없이 먹는 음식이 어떤 맛인지
댓글목록
등대빛의호령님의 댓글
등대빛의호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이 세상 음식이 아님! 이라는 화두에서 제목이 생각나서 실소가 터졌는데 마지막 한 줄이 비수네요
김진구님의 댓글의 댓글
김진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파이팅입니다
tang님의 댓글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행복은 선경을 넘어 있다는 구호가 선연한 아름다움을 넘습니다
홧팅하며 가는 세상, 그리움을 넘는 세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