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O 오다 > 창작시의 향기

UFO 오다 

구름 사이로 교각의 끄트머리가 보여. 

가뭇가뭇한 기둥의 일부분인가. 

저렇게 구름이 요동치는데 

꼼짝도 하지 않네? 

질주하는 차들은 그것이 보이지도 않는지 

그저 쌩쌩 달려가기만 한다. 

하지만 그 검은 상흔은 

확 모습을 드러내지도 않고 

구름 속으로 슬쩍 

숨어버리지도 않는다.

하늘 저 위는 바다일 거야. 그러니 거대한 교각이 있지.

하지만 차가운 금속성의 저것은 

어쩌면 거대한 생물같은 걸지도 몰라.

지상을 바라보는 차갑고 

투명한 눈알같은 것이 있어서 

예리한 유성우(流星雨)를 리세티의 

새빨간 내장 안에 쏟아내고 있지. 

차를 세우고 올려다보니 

까마득히 높은 천공 속에서  

그것의 정소(精巢)는

구름이 뭉쳐져 썩어가는 흐릿한 

시체같은 것을 거두어 들여가고 있었다. 

해무가 갑자기 몰려와 

도로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도록 

몽롱해졌다. 

- 2022년 7월 25일 고속도로 위에서 구름 속 이상한 형체를 목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