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유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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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30회 작성일 22-08-04 15:42본문
우아한 유령 / 김 재 숙
아무것도 될 수 없는 비좁은 방으로
그녀가 왔을 때
아직 뿔의 밑동은 자라고
언덕의 십자가 불빛은
마지막 격정을 누르고 있었다
한번은 차올랐어야 할 형형한 눈빛이 죽던 날
어긋난 미련은 끝내 만나주질 않고
화창한 봄날이
이렇게 뜨거워진 위로가 되어서야
몰래 그녀의 안부를 묻는다
얼굴이 다 녹을 때 까지
시간이 퍼즐을 맞추던 이름은 무엇이었을까
여전히 농담처럼 검은 사슴을 얘기하고
깜박이는 초록의 불을 천천히 걸어
뿔을 잘라 버린 도시를 빠져 나온다
들것에 실려 나온 죽은 눈빛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을 것이다
이름뿐인 이 우아한 유령의 도시에서는.......
댓글목록
선돌님의 댓글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런데,
유령도 한 때는 심장이 뛰고
온 몸에 따스한 피가 흐르던
인간이었다는 걸
환기하자면
유난히 이 시가 슬프게
읽혀집니다
잘 감상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