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상의 디자인 , 그 어떤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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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92회 작성일 22-08-04 16:57본문
초상(肖像)의 디자인, 그 어떤 날 기울어 가는 지평선을 뒤로 하고 마음 설레이는 바람처럼 사람들이 지나간다 길 위에 흔들리는 그림자들은 저마다의 잿빛 옷을 입고, 그 중의 몇몇은 짧은 하루의 강한 사슬에 묶여 허우적거린다 미지근한 도시의 공기가 햇빛을 받아 안개로 부풀고 잠에 취한 눈꺼풀 마냥 깜박이는 계절의 모습이 확대되는 동공의 커다란 캔버스 위로 곤두박질 친다 이따금, 머리 위에서 열리는 창문 그것은 이미 떠나간 사람들의 우수(憂愁)로 가득해 덜컥이며 이상한 정적을 만들어가고, 누군가의 뺨위를 스치는 눈물 ! 끝내 누구의 것인지 알지 못해 저 홀로 서성이는 희망의 도로에는 검은 꽃이 까만 향기로 얼룩지고, 떠들석한 도시의 자동차들은 기나긴 부고(訃告)의 경적을 울린다 태양은 구름 뒤에 숨기 바쁘고 그렇게 또 다른 세계를 비추는 동안, 암전(暗轉)하는 거리 위에는 그래도 분주히 지나가는 사람들이 있고 누군가의 눈물을 따라온 추억 하나가 아련히 기다리는 시간을 삶의 한 가운데 풀어 놓는다 쌓인 고된 일거리 가운데 도시의 얼빠진 구석에서 흔들리던 바람이 잠시 멈추면, 간혹 돌아보는 발걸음 하지만, 사는 일밖엔 달리 알 길 없는 사람들은 징그럽도록 차가운 세상이 오히려 정겹고, 그래서 또 삶의 신열(身熱)에 휩싸이고, 죄 없던 거리를 전설로 회상한다 사뭇 불안한 짐이 저마다의 어깨 위에서 흠씬 눌러도,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 중 몇몇은 마치 그들이 아닌듯 어디론가를 향해 반가운 인사도 하고, 다정히 웃기도 한다 하루를 걷는 거리 위에서 버릴 수 없는 습관처럼 |
댓글목록
탄무誕无님의 댓글
탄무誕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마음 설레이는 바람처럼'/ 오색(색수상행식) 그린 그림이지요.
마음 설렘이 유혹으로서 희망고문이고요.
잿빛 옷을 입었는데,,,
잿빛 죽은 옷을 입었는데 뭐 할 말 더 있을까요.
그림자는 인간의 몸뚱이, 삶이 그림자인데
'안개로 부풀고'/ 안개가 끼어 있지요,,,,
눈에 끼었으니 안개지요. 눈 안眼 자, 덮을 개蓋 자
'햇빛은(환희 밝혀주는 그것이 있는데도) 받아도 걷히지 않는 사람들의 안개'
인간세계의 암전된(암울한) 초상,
'얼빠진(본래 영혼, 본래 얼굴 잃은) 사람들 뿐'
제목의 그 어떤 날이 아닌 매일 그런 날이라고 봅니다.
매일 그런 날이라고 직구로 날려야 하는데
독자들 정서를 생각해 좀 완화해서 그 어떤 날로 표현한 것이겠지요.
'사람들 중 몇몇은 마치 그들(사람)이 아닌듯'
진짜 맞말(맞는 말씀)입니다.
사람이면 다 사람이냐, 사람이 사람다워야 사람이지
사람이면 사람이 사람답게 살지 못하는 걸 두려워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부고의 경적을 울린다.'
끝이다, 여기서 이 시는
시로 경각심과 울림을 주고 싶었던
다 죽어 있다는 결과물이 나와서 끝났지요.
와우, 표현 끝내준다, 묘사 끝내 줘!!!
사람으로서는 다 죽어 있다는 것으로 읽었습니다.
이 시의 EU(이유)는
일언이폐지하고 그러합니다.
인간세계의 초상입니다.
모양을 내거나 조각으로 새긴 초상이 아니라
초상난 초상, 줄초상
아이고!
아이고! (초상났으니 제가 곡 해드려야지요.)
잘 그려내신 인간세계의 초상 끝판왕입니다.
이 시는 사바세계를 보고 있는 제 눈과 딱입니다요.
딱이다, 딱!!!
잘잘 읽었습니다.
너나들이님 덕에
두 칸 띠 암자(피안과 차안) 공부도 했습니다.
선돌님의 댓글의 댓글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卒글에 과분한 말씀,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