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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맛골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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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24회 작성일 22-08-08 18:28

본문

피맛골의 추억


1986년 종로 1가 피맛골 뒷골목
그녀는 이불 속에서라는 시를
들고 나왔다
그녀의 직업은 구로공단 여공
그녀의 이름은 이현미

이불 속에서 사랑하고
이불 속에서 이별하고
이불 속에서 수음한다

이불 속에서 시를 쓰고
이불 속에서 노래하고
이불 속에서 추억한다

연탄가스가 이불을 점령한다
서서히 이불 속에서 기억을 잃어간다
아득한 기억이 이불 속에서 죽어간다

이불 속에서 사랑했다
이불 속에서 그리워했다
이불 속에서 죽었다

그날 밤 22세 꽃다운 여류 시인이 자결했다
그녀의 화장터엔 별빛 하나만 남아
소슬바람에 뒤엉켜 죽어 있었다

댓글목록

브루스안님의 댓글

profile_image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마도그녀의 유일한인식처는 이불속이었나보다
고단한하루일상,을 끝내고 유잀한 안식처에서
연탄가스의 침범을 알면서도 그녀는 스스로 죽음을 택했으리라

그대들이여 연탄가스없는지금은  행복인줄아시요
나도 그렇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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