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42회 작성일 22-08-14 19:26

본문




흘러 내리는 가을비에 가까이 다가가면 뉴욕의 가을에 다가가는 것 같다. 폐렴에 콜록거리며 무너지는 방, 쓸쓸한 눈썹의 소녀는 흐린 거울을 닦으며 타들어 가는 은행나무 잎에 얼굴을 댔다. 


은행나무 잎의 중심은 차갑고 정지해 있다. 


웨스트 110번가 할렘 맨해튼. 더러운 유리창에 따닥 따닥 두드리는 궤적들. 경찰차가 지나가면 잔해같은 거리는 더 조용했다.

   

황홀이란 이런 것이다. 녹 슨 계단 난간이 삐그덕거리는 소리. 가스 곤로에 얼굴을 박고 자살한 실비아 플라스 얼굴 위를 지나갔던 봄 여름 가을 겨울. 아이들은 굳어 시퍼래진 그녀 발치에서 조개껍질을 주웠다. 짓이기면 시퍼런 풀물이 얼굴에 묻는, 내 유년이 실비아 플라스의 허물어지는 얼굴과 함께 누웠다.


그녀 가슴이 열려 흐느끼는 밤. 빈 종이 위에 가을비 뿌리는 검은 담장을 따라, 줄 선 사람들 지나쳐 한참 걸어갔다. 그러면 실비아의 자궁으로 향하는 붉은 문. 어느 흑인이 가리켜 주는 피아노 음계를 따라 우리는 꿈틀거리는 방 안으로 들어섰다. 투명한 칵테일 잔 안에서 해부 당한 여자의 떨림. 그녀의 치아들은 동서남북으로 가지런했다. 활활 타오르는 석탄더미처럼 뜨거운 아프리카로부터 왔기 때문이다. 피아노 건반 위에서 시취가 발랄한 소리를 낸다. 붉은 잇몸을 드러낸 맨드릴, 내가 센트럴 스테이션에서 만났던 여자, 그것이 누구였든, 실비아 플라스였든 에드나 빈센트 밀레이였든 모두 이 파열음들의 원시림 안에서 난교하였던 것이다. 나체의 자기파멸적인 공주들을 높은 천장에 고정해 두자. 샹들리에가 스펙트럼으로 퍼지는 절규를 내 머리 위로 쏟아붓듯.  


벌거벗은 은빛 펜이 그 여자의 얼굴 위에서 예리하게 사각거린다. 풍만한 상징들의 방. 나는 누렇게 뜬 얼굴로 검은 서가에 꽂혀 있던 그녀의 표제를 벗겼다. 사막이다. 그 위로 독수리 한 마리 날아다니는 청록빛 상처 - 실비아 플라스는 얼굴이 반쯤 깎여 나간 채로 모래알들 사이를 뛰쳐 나간다. 아니, 나는 꿈틀거리는 아나콘다를 그녀의 음모 아래에서 건져 올렸다. 그녀는 날 노려본다. 황금으로 감싼 그녀의 얼굴도 뱀에게 삼켜졌던 것이다. 아마 그녀는 질식하고 싶었던 것이리라. 

     


   

        


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profile_image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음울함이 형상화되어 신성 울림이 되고 있습니다
영적 격이 되기 위한 모독을 향한 걸음에 순수함이 자리 잡지 않았습니다
자기 기만과 복속의 율이 신성과 왜곡된 모독의 잔영과 융화하고 있습니다
나아가는 기상이 푸름의 율과 같이 하여 성스러움의 계단에 서려 합니다

형언되는 이상의 날개가 꺽어졌습니다
형용되는 성찰로의 부름이 역경에서 맴돌고 있습니다
자아로서 격의를 만들지 않고 있습니다

자기의 구현이 열락의 경지에 섰습니다
선경 울림이 당도해 있어 적의를 이겨내고 있습니다

Total 34,730건 232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8560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 02-25
18559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 10-15
18558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 09-05
18557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 09-08
18556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 12-23
18555 krm333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 01-04
18554
팔자로 댓글+ 2
그루터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 03-24
18553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 04-03
18552 그루터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 04-16
18551 김진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 06-14
18550
들꽃의 방랑 댓글+ 4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 06-16
18549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 06-24
18548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 09-01
18547
인생 대박 댓글+ 1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 10-01
18546 겨울숲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 09-30
18545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 10-24
18544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 11-06
18543 낙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 11-06
18542
복통 댓글+ 1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 11-21
18541 뜬구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 12-09
18540 강만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09-21
18539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07-04
18538 붉은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07-17
18537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07-07
18536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08-27
18535 산빙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05-10
18534 게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05-16
18533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11-23
18532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06-16
18531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08-29
18530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09-02
18529 호남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07-02
18528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07-18
18527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05-11
18526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07-22
18525
크리스마스 댓글+ 2
기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12-27
18524 강만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08-10
18523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08-23
18522
자화상 댓글+ 1
글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08-27
18521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02-05
18520 은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09-12
18519 책벌레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09-14
18518
비빔밥 댓글+ 1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09-15
18517 강만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09-26
18516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09-27
18515 브르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10-10
18514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10-30
18513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12-29
18512 飛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10-20
18511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10-31
18510 브르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11-13
18509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11-14
18508 andres00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11-17
18507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11-22
18506
첫눈 내리면 댓글+ 2
목조주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11-24
18505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11-26
18504
콩과 도토리 댓글+ 6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12-09
18503
상사화 댓글+ 4
선아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12-12
18502 선아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12-13
18501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12-18
18500 오징어볼탱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12-25
18499
거듭나기 댓글+ 1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08-06
18498
기증 댓글+ 4
도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12-28
18497
억새밭에서 댓글+ 8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12-29
18496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11-29
18495
[압력밥솥] 댓글+ 3
인생만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01-03
18494
글삯 댓글+ 2
도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01-05
18493 탄무誕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10-17
18492
새해 댓글+ 2
조미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01-07
18491
시마을 덕분 댓글+ 3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01-0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