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아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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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럽크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5회 작성일 22-08-14 23:01본문
담아 쥔 순간
너는 저녁 놀에 그렇게 살포시 다가와
파동 없이 조심스럽게 앉았다 일부가 된다
미약한 움직임 느낄 수 있다고 자부하지만
정말 앉는 숨결은 느껴도 떠난 순간까지 볼 수 있을까
부서질듯한 어깨를 손으로 매만지고
얼굴과 얼굴이 닿을 듯 좁은 영원에서
우리는 유한한 빗줄기의 행방을 센다
시간이 흐르지 않는 유리창 안에서 말이다
테이블엔 각자의 취향이 한 잔씩 쌓여있고
누구의 빨대인지 관심없이 휘어저 섞인다
나는 메뉴판에 적힌 네가 좋아하는 음악을 시키고
너는 플레이 리스트에서 내가 좋아하는 옷을 꺼내입는다
오늘의 순간을 한 손 가득 잡아 너의 손을 쥔다
혹여나 도망갈까 우린 서로의 손가락을 빗장 삼아 잠그고
시간이 끝없이 두드리는 유리 문을 어깨로 밀고 나아간다
순간이 우리 체온에 녹아 단풍처럼 추억으로 변색 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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