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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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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화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43회 작성일 22-08-21 06:46

본문

바이올린                 / 시화분

 

 

 

이마에 바글바글 쳐진 줄

세월의 팽팽함에

더는 견딜 수 없다는 듯 

툭 끊어진 채 놓여있다

 

벼랑인 줄 모르고

행진곡 들으며

거듭 뛰어들었던 조랑말 같은 자식

푸른 초원에 닿지 못해 끝내 낙마 되어

마구간 같은 골방

홀로 썩은 고목처럼 드러누워 버리자

 

입에서 늘 비수 찔린 음 지르다

피 뭉치 노을빛 섞인 물결소리내는

80세 넘은 노인

방 구석 등 구부리며 앉아

눈동자로만 조율한다

 

장남이라는 기대도 욕심도 꺾이고

자식이라는

단 한 가지 악보만이 남은

 

속이 텅텅 비워진 몸통 악기

 

침묵 소리만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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