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꼽시계 > 창작시의 향기

배꼽시계

 폴 차


해 뜨면 눈 뜨고 해 지면 이불속에

그 사이

먹거리 땔감 찾아 산에 오르고
밭 갈고 들짐승 산짐승 잡고 기르고
감나무 밤나무 배나무, 푸성귀 키우고
캐고 말리고 저리고 굽고 재고

배꼽시계 울리면 먹고 쉬고 낮잠...

누가 시계 부랄을 세상에 걸었나요?

나 이제 열심히 밝은 해와 달빛 아래
걷고 기고 헤엄치다 잡고 채취하고
배불리 먹다 때론 굶어도

매연도 미세먼지도 출근부도 없이

달빛 떨어져 금화 굴러가는 소리
쌩쌩 대는 지구 자전의 소리
실연당하고 우는 들짐승 우는 소리
어린 산삼 버섯 더덕의 젖 찾는 소리
계곡물 이별이 싫어 바위에 부딪히는 소리

이 모든 소리를 모아
시간이 존재치 않는  산속에서
약수 떨어지는박자에 맞춰 연합 합창곡을
작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