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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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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41회 작성일 22-10-08 11:56

본문

강릉




오대산을 넘어가자 

산 이 편 여자들은 모래사장 몰아치는 파도 촉수 속으로 몰려들어가는 새하얀 포말들이


수줍은 표정을 지을 줄 안다. 

죽어 뻣뻣해진 고목들이 새하얀 살갗을 시리도록 


나는 그녀의 시취 어린 이야기들을 밤새 빈 악보 위에 옮겨 적는다. 그녀의 아픈 신경은

거울 속으로 


흘러들어가 버린다. 그녀의 벗은 몸을 

산 이쪽으로 돌려놓으면 그것은 


새로운 조현법이 되는 것이다. 유리조각의 끝에 

베인 내 살갗처럼 그것은 내 삶의 일분 일초 가운데 구(球)이루며 


정지해 있다. 

거기 작은 기와집이 있었다. 


나는 등나무 가지 끝에 무성하게 연보랏빛 꽃숭어리들이 목 말라  

때론 몸 뒤척이며 모가지들을 청록빛


혼돈 속으로부터 뽑아내 버리는 그 

광장, 갈매기 날개 위에 부서지는 비명의 편린, 바닷소리를 멀리 


듣기에는 잠깐 

소름이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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