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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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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구식석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90회 작성일 22-10-10 09:19

본문

태초에 지구가 만들어졌다.
끓는 용암이 식고 사과나무가 자라는 에덴의 동산이 되었다가 사탄의 유혹에 빠져 다시 쏟아지는 포탄속의 철의 삼각지.
새벽종이 울리고 새아침이 밝아오면서 다시 한번 푸른 녹음이 우거지고 마천루가 서고 가롯유다의 바램처럼 지상에 낙원이 섯다.
한 때 태양광풍으로 산이 무너지고 나무가 베어져도 사필귀정 초목은 다시 푸르러질 것이다.
​오십 이후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한다는 말은 살아온 날까지 행한 일에 자신의 얼굴로 책임을 져야한다는 말의 오역이다.
세상은 바꿀 수 있어도 성형외과의사의 쟁기질 외는 얼굴은 못바꾼다.
노틀담의 꼽추 콰지모도의 일그러진 얼굴은 아무리 에스메랄드를 향한 아름다운 사랑에 빠져도 얼굴의 혹 하나 뗄 수 없는 것이 진실이다.
거울을 보자.
동그라미 그려려다 무심코 떠올린 얼굴
부처님, 예수님의 인자하신 얼굴
세모난 얼굴, 네모난 얼굴, 마름모 얼굴
못생긴 얼굴에 실망할 일도 잘생길 얼굴에 우쭐할 일도 아니다.
매일 아침 거울을 보고 입꼬리를 올리고 웃음을 짓는 연습에 돌입하는 대신 오른 쪽 보행, 길거리에서 침 안뱉기, 신호등지키기, 뽑은 흰머리칼을 차창을 열고 버리지 않기로 다짐한다.
탐욕과 거짓과 위선의 얼굴인지 배려와 진실과 양보의 얼굴인지는 살아올 동안 행한 일이 판가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제 아무리 거센 폭풍우가 몰아쳐도 산과 들의 나무와 흙에 새겨온 삶의 비망록을 지울 수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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