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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를 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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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9회 작성일 22-10-12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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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를 버리고


오늘 아침, 해가 서쪽하늘로 떠올랐어요 사람들은 동쪽 하늘이라고 우기며 서쪽하늘로 무작정 걸어갔어요 각자의 정수리에 각자의 햇살을 이고 서쪽으로 서쪽으로 사라져 갔어요 동쪽 하늘이 떠나가버린 서쪽 하늘로 햇살의 지느러미가 거미를 거슬러 돋아 날 때 어제 같은 내일을 유영하던 인중에서 덥수룩한 흰 수염고래가 솟구쳐 올랐어요 출근시간 검은색 가방을 둘러맨 가장의 눈길이 핸드폰 속에서 자유형으로 헤엄쳐요 거리마다 서쪽하늘을 등지고 동쪽으로 조리개를 개방한 사람들 초점을 한 곳에 모으면 초점이 활활 불타올라요 고래는 흔적을 남기지 않거든요 아침햇살이 서쪽하늘로 꼬리지느러미를 펄떡거릴 때 돋보기를 내려놓으면 떠나갔던 악어새도 다시 발밑으로 모여들었어요 교통체증이 도로변을 꽉 채운 여유로운 날, 나는 서쪽하늘의 눈부신 얼굴을 보았어요 잘려나간 날갯죽지를 퍼덕이며 눈두덩이로 비둘기 한 무리가 떼 지어 날아올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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