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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밑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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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뻐꾸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671회 작성일 22-10-24 11:40

본문

시간의 밑줄

  

그때 우리가 한 일은

변두리의 어둠에서 빠져나온 화물열차가

오후 두시에 밑줄을 그으며

세상 끝으로 달려가는 모습을

철로의 마음으로

바라보는 일이었다

하릴 없이 시린 살을 맞대고

구름과 소나무 숲을

수채화의 방식으로 뒤섞으며  

가난한 꿈이 영원한 현재 속을 달릴 수 있도록

막막함의 양쪽 끝을

철로처럼 팽팽하게 잡아당기는 일

그게 우리들의 사랑이었고

한계였다고

빛바랜 사진 위에 더운 눈물 한 방울

떨굴 수 있다면

화물열차가 쇠바퀴로 그어놓은

시간의 밑줄은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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