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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온 더 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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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01회 작성일 22-10-25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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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온 더 비치  


액자 속에는 남태평양이 푸른 사과즙으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과일 향기 샘솟는 해변에는 복숭아 알러지를 앓던 그녀의 잘려나간 복사뼈가 여기저기 모래알로 흩어져 있었다 수평선 너머 시퍼렇게 액사를 꿈꾸는 그녀의 얼굴이 조류에 실려 온 조개껍질처럼 밀려갔다 밀려왔다 달빛이 구름 사이로 단추를 잠그는 물녘에는 한 올의 등댓불도 저 시퍼런 보라보라의 해구 속으로 폐선처럼 갈앉아 버리고 그녀는 무명천에 붉은 물감으로 물들인 파레오를 입고 수면 위를 걸어갔다 그녀가 걸어간 발자국마다 진눈깨비로 조각한 수의 같은 눈꽃이 광목처럼 펄럭거렸다 무엇을 고백하고 싶었는지 저 멀리 보이는 암초에는 포말이 잠시 일렁이더니 그녀의 파레오에서 새하얀 티아레 꽃이 와류처럼 수북하게 피어올랐다 그녀의 침묵은 여전히 회오리 이는 암초 같아서 그녀가 흐느끼는 심장의 고동소리가 티아레 꽃송이로 새하얗게 자라올라 온몸을 휘감으며 울음을 터트리려 한다 나는 오늘 밤 푸른 해변의 정사를 꿈꾼다 달빛이 단춧구멍 사이로 흘러내리고 입술에 스며드는 한 잔의 슬픔이 머리맡에서 자리끼로 출렁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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