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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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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03회 작성일 22-10-25 16:08

본문

내가 아는 사람 



내가 아는 사람은 감포해변 그러니까 우리 순이 어금니에서 사랑니 사이 그 어디쯤에 파도를 덮고 유리조각들을 등뼈 아래 깔고 누워 있다.


손아귀 사이로 흘러내리는 시린 물, 검은 참빗을 깎아 새색시로 삼도록 잘록하게 들어간 허리 그 아래에는 붉은 깃발 노오란 꽃숭어리 불꽃이 깜박거리다가 비단 치맛자락 산들거리는 제법 이른 아침 청록빛 산허리 슬슬 내려오는 애액, 허공 깎아지른 모전탑(模塼塔)은 이 아이를 가리킴이다. 


이 아이 어금니에서 튀어나온 유리알 하나 그 투명함 안에 가을하늘을 품고 있는데 그 중심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까닭에 나는 혼자 울다가 무화과 열매 혼자 익어가는 그 상흔(傷痕)을 부패한 흙으로 몰래 덮고 나왔다.          


아이는 창백한 돌을 안고 누워 있는데 내가 유리알을 손가락으로 튕기자 그 영롱한 것은 갈대숲 속으로 또르르 굴러가 버린다. 까마득히 뻗은 황토 위에 널부러진 거대한 석조물들이 꺼이꺼이 날개 접힌 울음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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