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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고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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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0회 작성일 22-10-29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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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고독하다


아버지의 품을 떠나 아버지가 되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 아버지를 닮아가는 것이었다 내일은 없지만 아버지는 내일을 살아간다 아버지의 둥지를 벗어나면 아버지가 되는 줄 알았다 동네 사람들은 아버지를 정형사,라고 수군거렸다 종일 대못이 박힌 손바닥으로 뼈와 살을 발라내는 일 발골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가 상속한 유일무이한 유물이었다 날 선 송곳의 꼭짓점이 등골을 헤집고 파헤칠 때까지 잠자코 기다려야 한다 아버지는 저녁의 허기를 위해 오늘 아침을 가르고 심장과 간을 적출한다 아버지의 자화상은 미라였다 아버지는 수억 광년이 지나도 광중에서 플라스틱처럼 썩지 않는다 아버지는 저물녘으로 우주먼지가 되어 은하계를 둥둥 떠다니고 있다 나는 비로소 아버지의 품을 떠나 아버지가 되었다 아버지는 쇠가죽으로 동여맨 쇠심줄 같은 손가락으로 고독을 해맑게 수골 할 줄 안다 그러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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