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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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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2회 작성일 22-11-02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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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생트


잘린 귀를 들고 아이가 뛰어간다 나는 그 광경을 보고 놀라 비명을 질렀다 어둠이 담긴 술잔 속에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림이 되고 싶은 아이가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문고리를 잡아당겼다 딸랑딸랑 풍경소리가 나비의 눈처럼 울어댄다 풍경에 몸을 엮은 목각 고래 한 마리가 몸을 뒤틀며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썩은 폐부에서 호흡이 노도처럼 가파르게 일었다 몸은 천 개의 바람으로 찢기고 해무처럼 바다를 삼켜버렸다 창문을 바라보며 액자 속으로 걸어갔다 수평선 너머 갈바람이 황금들판의 정수리를 가른다 낱알마다 뒤엉킨 심사가 가을볕에 여물고 있었다 풀꽃 같은 내일이 나락의 등뼈처럼 한쪽으로 구붓하게 휘어져 있었다 천변에는 까까머리 아이들이 물수제비를 뜬다 탈모를 앓는 정수리에 파문이 일었다 폭풍이 검푸르게 휘감긴 대지 위로 총소리 울려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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