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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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91회 작성일 22-11-05 22:21본문
사랑의 꿈
-Liszt
대나무가 빼곡히 들어선 고샅으로 파도소리 철썩거린다 길섶으로 가을의 지문을 품은 갈잎들이 바스락거린다 저 시퍼런 해조음에 찢겨나간 오래된 울음들이 갈바람에 좁은 골목길로 나뒹굴고 있었다 정낭을 지나 고향집 마당의 바지랑대엔 길 떠난 고추잠자리 한 마리 면벽수행을 하듯 푸른 가을 하늘만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무릎까지 웃자란 들풀에 온몸이 둘둘 말려 뒤란의 우물 속으로 시퍼렇게 갈앉아 버렸다 죽비가 쏟아져 내린다
댓글목록
안산님의 댓글
안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남도여행을 다녀오신 흔적이 공룡의 발자국처럼 찍혀있네요.
그곳엔 대나무가 많더군요. 정낭을 지나 고향집 마당의 바지랑대 ,
면벽수행을 하는 고추잠자리 , 정겨운 시어가 향수를 자극합니다.
따스한 가을볕 받으며 하얗게 뻗은 남도길을 걷고싶어집니다.
콩트님의 귀한 시에 한참을 머물다 갑니다. 감사합니다.
콩트님의 댓글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녕히 주무셨는지요?
날씨가 많이 찹니다.
그동안 살면서
제 스스로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의미를 찾아 살려고 했습니다만
이번 여행을 통해
그것이야 말로 얼마나 부질없는 일인가를
깨닫고 돌아왔습니다.
부족한 글에 머물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건강한 휴일,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