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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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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93회 작성일 22-11-05 22:21

본문

사랑의 꿈

           -Liszt

           

대나무가 빼곡히 들어선 고샅으로 파도소리 철썩거린다 길섶으로 가을의 지문을 품은 갈잎들이 바스락거린다 저 시퍼런 해조음에 찢겨나간 오래된 울음들이 갈바람에 좁은 골목길로 나뒹굴고 있었다 정낭을 지나 고향집 마당의 바지랑대엔 길 떠난 고추잠자리 한 마리 면벽수행을 하듯 푸른 가을 하늘만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무릎까지 웃자란 들풀에 온몸이 둘둘 말려 뒤란의 우물 속으로 시퍼렇게 갈앉아 버렸다 죽비가 쏟아져 내린다

댓글목록

안산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남도여행을 다녀오신 흔적이 공룡의 발자국처럼 찍혀있네요.
그곳엔 대나무가 많더군요. 정낭을 지나 고향집 마당의 바지랑대 ,
면벽수행을 하는 고추잠자리 , 정겨운 시어가 향수를 자극합니다.
따스한 가을볕 받으며 하얗게 뻗은 남도길을 걷고싶어집니다.
콩트님의 귀한 시에 한참을 머물다 갑니다. 감사합니다.

콩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녕히 주무셨는지요?
날씨가 많이 찹니다.
그동안 살면서
제 스스로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의미를 찾아 살려고 했습니다만
이번 여행을 통해
그것이야 말로 얼마나 부질없는 일인가를
깨닫고 돌아왔습니다.

부족한 글에 머물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건강한 휴일,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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