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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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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33회 작성일 22-11-08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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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러지 


지난밤 봄꿈에 취해 거닐다가 그만 오늘 아침을 분실하고 말았다 유실물 센터에 아침을 신고하기도 전에 주머니 속 사라진 아이의 낯빛이 연신 정오를 밟으며 오후로 건너뛰었다 퇴근길 허기진 발바닥 하나 서쪽하늘에 머문 어느 문고의 시집 코너를 어슬렁거렸다 책갈피마다 닳아빠진 지문이 화인처럼 박혀 있었고 자음과 모음이 김치 국물처럼 질름거리며 누렇게 뜬 책장으로 새어 나왔다 나는 굶주림에 이끌려 꼬깃한 만원으로 킁킁거리며 잡지에서 보았던 시인의 저녁 레시피를 선택했다 밥 짓는 도로변에는 주린 순록의 눈빛이 흉곽을 열고 심장을 꺼내 들었다 온몸에 시퍼렇게 핏물 든 새순이 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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