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밭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상구(靜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3회 작성일 22-11-16 08:40본문
텅 빈 밭,
갈고, 거름 주고, 심고, 물 주고, 순지르던 지
난날들이 생각난다.
여기에 가해졌던 비, 바람, 햇살, 노동, 땀, 염
려, 걱정...
다 어디 가고 높은 하늘 아래 허공(虛空)만 남
아 있는가?
여기 심어졌던 깨, 콩, 가지, 호박, 상추, 토마
토, 오이, 고추, 고구마...
지금은 어디에 잠들어 있는가?
바쁜 봄, 바쁜 여름, 바쁜 가을 다 띄워 보내고
여기 그대와 나 빈 손 잡고 마지막을 정리하고
있다.
우리가 세웠던 그 많은 계획들,
우리가 만들었던 그 많은 업적들을 생각하면서
그대와 나 참 크로노스(kronos) 찾아 떠나는
순례자가 되어 겨울바람속에서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있다.
*크로노스(kronos):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농경(農耕)의 신.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