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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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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7회 작성일 22-12-03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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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 은행나무
샛노란 옷으로 바꿔 입고 파르르 색기를
떨던 가을이 있었지만
어쩌랴

결국에는 허물을 벗고
앙상한 가지만 드러낸 진실을 겸손하게 내보였다


환한 불꽃같은 꽃송이로
길고 긴 여름날을 밝히던 배롱나무
가끔은 우쭐대거나 뽀대 길 필요도 있었지만
이제야 잎새 떨어진  황량하고 밋밋한 
속살이 드러나 애처롭기까지 하다


싸울아비처럼 맹렬한 기세로 울어대며
사 나흘 살겠다고 춥고 습한 땅속에서
육칠 년을 견디어낸 매미
윤회 속 굼벵이로 돌아가 언 땅 속에 묻혔다


허물은 벗고 진실만 남아
참회를 보이며 매서운 겨울을 견디는 모든 사물에게
하얀 축복이 소복하게 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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