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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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43회 작성일 22-12-09 10:18본문
<냉장고>
오랜만에 찾은 냉장고 문을 열면
서늘한 온기가 가득하다
불고기 감자채볶음 고등어조림
이것들은 아마 부랴부랴 퍼지는 새벽 내음을
조금 품고 있을 것이다
아침에 와 먹겠다는 지키지 못 할 손녀의 포부에
할머니의 새벽은 조금 더 이르게 시작했을 것이다
식어가는 것들의 체온을 잡아두지 못해
애닳아 하며
할머니 저 늦어요 내일 가요
괜찮다 조심히 천천히 오너라
결국 할머니의 새벽은
셋방 주인의 차가운 눈총을 견디며
냉장고에 세를 들었다
저녁을 지나 아침까지
반찬통을 집었다
차갑고 뜨거웠다
세입자가 없어 걱정 많은
우리집 냉장고 사정까지 헤아린
할머니의 넉넉한 온기
그조차 제 때 받지 못한 손녀의 어리석음은
유독 못났다
언제 왔니 아침 먹으려고?
먹을게 없어서 어쩌누
손 끝은 차고 마음은 뜨거워서
울컥 김이 서렸다
오랜만에 찾은 냉장고 문을 열면
서늘한 온기가 가득하다
불고기 감자채볶음 고등어조림
이것들은 아마 부랴부랴 퍼지는 새벽 내음을
조금 품고 있을 것이다
아침에 와 먹겠다는 지키지 못 할 손녀의 포부에
할머니의 새벽은 조금 더 이르게 시작했을 것이다
식어가는 것들의 체온을 잡아두지 못해
애닳아 하며
할머니 저 늦어요 내일 가요
괜찮다 조심히 천천히 오너라
결국 할머니의 새벽은
셋방 주인의 차가운 눈총을 견디며
냉장고에 세를 들었다
저녁을 지나 아침까지
반찬통을 집었다
차갑고 뜨거웠다
세입자가 없어 걱정 많은
우리집 냉장고 사정까지 헤아린
할머니의 넉넉한 온기
그조차 제 때 받지 못한 손녀의 어리석음은
유독 못났다
언제 왔니 아침 먹으려고?
먹을게 없어서 어쩌누
손 끝은 차고 마음은 뜨거워서
울컥 김이 서렸다
댓글목록
이장희님의 댓글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 시를 감상하며 마치 영화의 한장면을 보는 듯한 느낌입니다.
따듯한 좋은 표현이 곳곳에 있어 감상하면서 미소짓게 합니다.
때론 아타까움, 할머니의 정성스러움을 매만지다 갑니다.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필하소서, 안온 시인님.
안온님의 댓글의 댓글
안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장희 시인님도 늘 건필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