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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여 나의 동지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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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59회 작성일 22-12-17 14:48

본문

아직 살아있나?
이 외침을 듣고 있나? 전우여 나의 동지들이여
이름 없이 스러져간 무명의 전사 들이여


씨줄 날줄이 얽히고 꽂히는 전장에서
포화처럼 떨어지고 지워졌던 수많은 문장들 중에서
못내 마침표를 찍지 못한 싯귀를 쫓아
띄엄띄엄한 기억 속을 헤집고 다니며
희망보다는 절망을

기쁨보다는 좌절을 맛보았을 동지들이여


되돌아보면 안 될 메두사의 속삭임에 유혹되어
각막마저 서서히 혼탁해졌을 이 암울함
엇갈린 문구와 조합들을 되돌이표처럼 만들다 부수다를 반복하다
건전지 닳은 꼭두각시처럼
팍! 머리를 처박으며 꼬꾸라졌을 이 비극적인 현실을
쓰디쓴 커피내음으로 달랬을 그대들이여


결국에는 어쩌지 못해 막다른 이면지 끝으로 내몰아
무획 絶筆(절필)로서
한 떨기 꽃 같은 목숨을 던져버린 무명의 전사들이여


동지들이 흘리고 간 고뇌의 눈물방울과
검붉게 토해버린 각혈의 흔적 흔적들과

꾹꾹 눌러쓰다만 문장의 자국들을

그대들이 남기고 간 이름 없는 白碑(백비)위에
한 글자 한 글자
내 연약한 손톱으로 파내어 판각하리라.



PS: 한해를 마무리하실 문우님들께 이글을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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