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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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41회 작성일 22-12-25 10:06본문
해맞이
며칠 전
경비실 옆으로 말도 많았던 편의점이 입점했다
한낮이 밤중으로 순간 이동한 그곳에는
내 유년의 라우라우 비치, 그 새파랗던 해변가로 쏟아진
별똥별 같은 LED등이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이쑤시개처럼 날 세운 가로수도
뾰족하게 누워 잠들어 있는 겨울밤
어둠을 삼켜버린 길고양이의 하악질 소리를 따라
편의점 문 앞으로 한 사내가 바람처럼 나타났다
두툼하고 검붉은 입술을 가진 사내는
담배 한 개비를 급히 내뱉으며 발로 짓이기다
바람처럼 사라져 버렸다
편의점 2층 신앙촌 마을엔 간판이 밤새도록 깜빡거리고
옥탑 위 네온의 십자가엔 겨울 밤하늘이
두 팔 가지런히 뻗고 누워 잠들어 있었다
천국으로 가는 계단은 옥탑 위로 검붉게 보이는데
어둠을 짓이긴 저 사내는 천당으로 갈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생각하다가
나는
여명의 소실점으로 천천히 가라앉고 있었다
댓글목록
다섯별님의 댓글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꽁트 시인님
연말 즐겁게 마무리 하시기를 . . .
콩트님의 댓글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부족한 글, 머물러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