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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살 수없는 다섯 개의 소묘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20회 작성일 23-01-03 21:02

본문

돈으로 살 수 없는 다섯 개의  소묘



나에게 첫 번째 돈은 밥숟갈이었지
순백의 밥 알갱이 광산에서 다이아몬드 빛
보석을 캐내려는 은 수저의 고독한 발자국
그저 침묵하며 걸어가는 분주한 꿈이었지

두 번째로 만난 나의 돈은 행운이었지
우연에서 필연을 만난 이유였을까
돈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돈 사냥꾼의 만찬이었을까
아무튼 그때 나는 무중력의 돈방석에 앉았었지

돈이 꽉 차니 세 번째는 룸살롱을 찾았다네
최고 에이스 여성과 매일같이 불륜의 밤을
보냈다네
달빛으로 빚은 술과 별빛으로 구운 음식을 흡입하며
매일 밤 절정의 시간을 보냈다네

그러다 보니 돈은 점점 멀어져 가고
그리하여 대박의 인연조차도 쪽박을 차고
마지막 남은 쌈짓돈을 아내에게 넘기고
순식간에 빚쟁이가 되었다네
합의이혼에 서명하고 사채 빚 조폭을 피하려고
성형수술 노숙자가 되었다네

바람 부는 오늘 밤엔 서울역 광장에서
다섯 번째 지폐 뭉치를 만날 거라네
만나서 다만 나는 그에게 이렇게 말할 거라네
" 그리움만 가득한 미증유의 한 생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의 지옥 가는 길에 라면 한 봉지만
보태 주소서! "

댓글목록

브루스안님의 댓글

profile_image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팔려고 했는데 시마을 회원님 께는  특별보상가
오백에 팝니다

와 싸다 노벨상수상작이 겨우 5백

싣딤나무님의 댓글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여전하시네요. 역시 시는 계속 쓰야 촉이 무뎌지지 않나보네요.
뭉툭해진 펜촉으로 시를 붙들고 낑낑대다가 브루스 안님의 시를 읽으며
어느샌가 멀어져버린 유연성을 다시 붙들게 되는 것 같네요.
건강 조심하세요. 주색은 명을 재촉합니다.  잡기는 행복을 촉진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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