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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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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3회 작성일 23-01-06 16:13

본문

투영



석면 같은 어둠이 폭우처럼 쏟아져내리던 날 


술에 찌든 아버지는 골 패인 스레트 지붕을 덮고 


아버지의 나라로 먼 길 떠나셨다


나는 깨진 구들장 밑으로 불 꺼진 연탄불처럼 


푹푹 갈앉는 어머니의 심장소리를 움켜쥐고 


자라목처럼 모가지를 숨긴 채 앙가슴으로 파고들었다 


찌그러진 양은냄비처럼 죽지가 잘려나간 별들의 신음소리가 


자리끼처럼 이부자리로 거뭇거뭇 자라 오르고 


나는 그 수렁 같은 시취를 거두어 광중으로 쏟아져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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