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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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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93회 작성일 23-01-09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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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내


한낮의 햇살을 머금은 모래알들이 밤하늘로 노도처럼 밀려왔다 달빛에 반들거리는 갯돌의 목덜미에 달라붙은 텅 빈 소라껍데기가 무덤처럼 통곡을 하고 있었다 그 옛날 어머니가 입혀주신 무명저고리를 차려입은 아이가 소라껍데기 속에 모로 누워 파도처럼 뼈마디가 부서지고 있었다 온몸이 바스러지는 포말의 하얀 슬픔들 들숨과 날숨이 저 까마득한 수평선 너머 끝없이 기웃거리고 평행선을 그어놓은 닿을 수 없는 저 미지의 문밖으로 아이가 수면을 밟으며 천천히 사라져 갔다 파도는 점점 꼬리지느러미를 세차게 펄떡거리고 하얗게 노랗게 빨갛게 익은 등댓불을 이고 아이들이 재재바르게 소라껍데기 속에서 합창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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