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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이 비를 맞는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78회 작성일 23-01-13 19:05

본문

눈사람이 비를 맞는다 

세상 밑바닥 구르며 차가움만, 차가움만 끌어모아

배 부른 저 사람이 비를 맞는다

빗줄기는 회초리처럼 눈사람을 때린다. 할퀸다.녹인다

저 빗속에 저렇게 서 있으면

내 안의 차가움들도 녹을까?
차가운 눈빛,

차가운 말투,

차가운 가슴,

차가운, 닿으면 시리기만 한 고결함들,

내 배만 부르면 그만인,

차가움의 결정으로 꽉꽉 다져진 

존재, 그 자체가


녹아서 흔적도 없이 흘러가버리면

덩치가 커다란 응달도 

사람들 오가는 길모퉁이에서 사라지는,

저 사람,

추운 사람 하나 없는 봄날이 재앙인

저 사람,

나도 저 빗속에

저이가 되어 서 있고 싶다.



댓글목록

풀섬님의 댓글

profile_image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눈사람이 비를 맞고 사라진다는
또 눈이 내려지길 기다리며
올 겨울엔 눈사람을 한번 만들어야 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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