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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조 (散調)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19회 작성일 23-01-15 19:55

본문

산조 (散調)



여자의 새하얀 손이 싸락눈처럼 종이 위에 흔들렸지만 

어제부터 들려온 현의 울림은 

지난 겨울과 이어지지 않았다. 

검은 나무문 아래로 빛이 새어나올 뿐이었다.


여자가 무슨 소리를 듣고 있는 것인지, 


내 귓속으로 여자는

무슨 빛깔 호흡을 흘려넣고 있는 것인지, 


얼붙은 문지방을 

자작나무 예리한 가지가 건너가는 동안 


나는 아주 미세한 흐느낌이라도 

스케치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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