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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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93회 작성일 23-01-21 07:43본문
*수산시장
설날을 앞두고
해안단구(海岸段丘)처럼 길게 어시장(魚巿場)이 섰다
좁은 띠의 인파가 끊임없이 물결친다
꽃게, 대하, 참조기, 갑오징어, 대구와 방어, 각종 어류들이
오대양 파도 서핑(surfing)에서 느닷없이 끌려와
난생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금단의 뭍을 엿본다
얼음 화석처럼 조용히 누운 것들의 눈에 핀
최상의 신선한 분화(噴火)를 살피며
인파의 좌열(左列)과 우열(右列)이 시장통을 훑고 다닌다
달빛 배들이 승선한 바다는 생물 목(目)의 지배자들이 이렇게
수평선 밖으로 비릿한 개체들을 피감(被減)하는 줄 헤아리고 있을까
집어등에 끌려온 어종들은 수족관에 헤엄치며 간신히 살아있기도 하고
얼음조각을 덮고 냉골의 좌판에 싸늘히 죽어있기도 하다
인류는 있는 힘을 다해 이 종들을 그물로 잡아 나르며 나누어 먹을 것이다
비늘을 뽑고 불의 향료를 뿌려, 열매들과 잎채소를 곁들여 미식(美食)의
방식으로 앞으로도 더욱 폼 나게 해미(海味)의 담백한 살들을 음미하겠지
살아남은 개체의 남은 한계감수(減數)와 종(種)과 속(屬)을 굳이 알려 하지 않는다
우리 인간은 먹고 배불리기 위해선 웬만한 신도 신전에 가두고 속박할 만큼
거벽(巨擘)스러운 영장목(靈長目)이 아니던가
해신도 모르게 새벽출어(出漁) 제철을 따라가면서
진귀한 것을 찾아 부유한 미식가들의 화려한 만찬과 성찬에 올릴 것이다
도마 한쪽에선 칼 매 맞은 감성돔이 더욱 정성된 보시를 위해
방금 전 대양에서 공수돼 왔다는 듯이 완전 눈알을 부릅뜨고 까무러치고 있다
*피감수 (被減數); 뺄셈에서, 덜리는 수《10-6=4에서의 10》
*감수(減數);뺄셈에서 빼려는 수《‘10-6=4’에서 ‘6’이 감수임》
*해미 (海味); 해산물로 만든 맛 좋은 반찬
*영장목 (靈長目);포유류의 한 목. 대뇌가 잘 발달했고, 얼굴은 짧으며 가슴에 한 쌍의 유방이 있음.
손과 발은 물건을 잡기에 적당하며 다섯 개의 손가락과 발가락이 있음《인류·유인원류 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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