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없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72회 작성일 23-01-27 20:07본문
그녀를 만났습니다.
출발을 기다리는 버스에 올라 그녀를 생각합니다. 버스는 그녀의 도나카란 향기를 추적하고 나는 그녀의 얼굴을 떠올려봅니다. 내가 그녀를 생각할수록 그녀의 발자국은 차창 너머 거리의 인파 속으로 사라집니다.
나는 지금 그녀가 홀로 방문한 가정식 백반집에 앉아 있습니다. 그녀가 떠나버린 가정식 백반을 주문하고 그녀를 바라봅니다. 그녀는 저 거리의 어디쯤에서 하룻밤의 수행을 하였다지요.
나는 폐수가 봄날처럼 쏟아지는 밤거리에서 그녀의 인상착의를 수소문하였지만 이 도시의 계절에는 처음부터 그녀도 나도 언저리였다고 합니다.
그녀가 나에게 손짓하는 유령 같은 겨울밤입니다.
불 꺼진 마천루의 외등 같은 그녀는 차마 읽어내지 못한 한 줄기 바람이었습니다.
나는 오늘 밤 그녀를 만났습니다.
눈의 언덕에서 내 망막 속으로 걸어갔던 설녀처럼 쓰다만 한 줄의 행간에는 그녀의 체취가 가득합니다.
설피를 잃어버린 빈칸마다 사과 향기가 솔솔 불어옵니다.
댓글목록
崇烏님의 댓글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잘 감상하고 갑니다. 콩트 시인님^^
날 대개 춥지요...바람까지 부니 시베리아 저리 가라입니다요.
오늘도 행간을 더듬으며 시간을 다독거려봅니다.
늘 건안하시고요.
감사합니다. 콩트 시인님
콩트님의 댓글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는 얼마전에 인터넷 서점에서
시인님께서 볶아낸 커피를 가리 늦게 주문하여
향기와 맛을 음미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시인님표 커피, 최곱미더~~!
가끔은 저도 걱정 없이 살고 싶다는
불가능한 환상을 꾸기도 합니다만
사는기 늘 고만고만하네요.
그래도 시인님께서 이렇게 들러 주시니
너무 반갑고 고맙습니다.
새해에도 강녕하시고요,
대. 박. 나. 소. 서.
^^,
* 위의 글은 신달자 시인님 시편을 읽고 느낀점을 적어봤는데 남사스러버서 지울려다가 타이밍을 놓쳤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