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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무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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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61회 작성일 17-12-25 04:13

본문

겨울나무의 고백


모두가 숨고 버리고 떠나가고
난리가 난 산등성이에서
가을의 허무를 노래 하던 시인은
벌거벗은 자작나무를 해부한다

영하의 날씨에 별도의 소독消毒도 없이
나무의 주치의主治醫인 양
체온을 재고 숨긴 속셈을 진단한다
이는 온전한 자작나무의 겨울을 
노래하기 위함이다
심장까지 차가운 나무를 바라봐야
봄 찾아 떠나간 낙엽의 위치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서운 바람만이 자작나무를 스쳐 갈 때
햇빛을 본 적 없는 뿌리의 온아함 아래
깊은 잠에 빠진 굼뱅이의 꿈을 살리기 위해

자작나무는 진실되이
칼바람 속 춤을 추며
뼛속을 에이는 추위의 고통이 있음을
이제사 시인에게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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