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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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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317회 작성일 23-02-01 21:01

본문

어떤 날


오늘 아침엔 해님도 잠자리에서 이리 뒹굴 저리 뒹굴거리다가 이불로 얼굴을 반쯤 가리고 빼꼼히 정수리를 내밀고 있습니다 종일 조잘거리던 휴대폰도 남몰래 알람에 재갈을 물리고 지기와 밤새워 정담을 나눴는지 눈꺼풀이 졸고 있습니다 날 깨워주던 아내의 야윈 손길을 여윈 물녘에서 굴렁쇠가 고갯길을 박차고 황야의 마차처럼 달려가고 있습니다 마차의 가슴팍에 달랑거리는 이름표가 아침 햇살을 물고 비상하는 큰부리까마귀의 날갯짓처럼 길섶으로 펄럭거립니다 바람이 대지를 간간이 밀어내면 당신의 울음소리를 듣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가로등 발치에서 어미 잃은 붉은머리오목눈이의 주검과 마주칩니다 종일 거먼 비닐봉지 속을 헤매다 집으로 가는 길 이맘때쯤 장산역에는 모가지가 잘려나간 동백의 시취가 가득합니다 찌푸린 얼굴들이 저물녘으로 벌겋게 달아오릅니다

댓글목록

다섯별님의 댓글

profile_image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유제 -  - -어느하루
제목 붙이심이 어떻하실런지요
이 좋은 시에 무제라니요
흑 흑  유제이옵니다요  유죄!

탄무誕无님의 댓글

profile_image 탄무誕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까저네도 읽어보았습니다.

늘 잘 쓰십니다
.
그리고 콩트님의 색깔이 좋고요.
개념이 잘 정립되어 있는 게 좋다는 뜻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예쁜 잠자리 잡으십시오.

콩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늘 부족한 글에
격려의 말씀 남겨 주셔서
고맙습니다.
남은 오후 시간도
잘 보내시고요,
탄무님의 건강이
속히 회복되시기를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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